[언론정보학] 텔레비전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인문사회레포트

[언론정보학] 텔레비전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인문사회레포트

텔레비전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Ⅰ. 텔레비전과 어린이

텔레비전이 만들어내는 가장(假裝)된 세계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에 대한 모델 역할을 한다. 특히 세상에 대한 배움을 시작하는 어린이들은 읽을 수 있는 능력이나 습관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텔레비전에 크게 의존하면서 자신의 직접적인 환경 밖에 있는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어린이들은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모험에 대신 참여함으로써 그들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은 현실과 허구의 세계, 그리고 광고 속의 세계를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자신들이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을 그대로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할로윈 데이에 BBC방송이 ‘고스트워치’라는 공포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전국에 방영되었다. 이로부터 4개월 뒤, 영국의 한 병원에는 열살 난 두 명의 어린이가 정신과 병동으로 후송되어 왔다. 두 소년의 공통된 병명은 ‘외상 후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삼풍백화점 붕괴나 미국의 9.11 테러와 같은 대형 참사를 비롯하여 교통사고 및 각종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목격한 뒤 앓게 되는 정실질환을 말한다. 소년들을 진찰한 의사는 이들이 ‘고스트워치’를 시청한 후부터 유령과 마녀에 대한 두려움, 어두운 곳에 대한 기피, 혼자서 잠자기와 2층 올라가기 거부, 유령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기 위한 벽에 머리박기, 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결론지었다.
또한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을 사회의 기능적인 구성원으로 변화시키는 사회화의 주요한 역할자이다. 가정과 종교집단, 또래집단 등을 통한 과거의 사회화방식은 텔레비전의 도입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 어린이의 사회화에 텔레비전이 미치는 영향은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연구되어 왔다. 물론 텔레비전은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갖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영향으로서 텔레비전은 어린이들의 사회화과정을 돕고, 세상에 …(생략)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어린이들을 꿈의 세계로 이끌어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텔레비전의 부정적인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많은 시간의 텔레비전 시청은 아무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인내심을 키워주지 못해 어린이들의 일생에서 부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심리적으로 선유경향이 확고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누적적인 폭력성은 이를 쉽게 모방할 수 있게 만들며, 매일 매일의 시청이 어린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중독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TV가 어린이의 정신건강과 성장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보다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에 의하면 TV에서는 종종 폭력과 ‘착한 사람’을 연결시켜 보여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착하기만 하면 친구들을 때리고 괴롭혀도 괜찮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터키의 연구진이 초등학교 2, 3학년 어린이를 둔 부모 689명을 대상으로 TV 시청시간과 그 영향을 조사한 결과, 시청시간이 길수록 폭력적 행동을 비롯한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경향이 TV 프로그램의 내용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나타났다는 점이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TV에 노출되는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미국 시애틀의 어린이병원 소속 연구진은 TV 시청시간이 한 시간 증가하게 되면 주의력 결핍장애가 나타날 위험은 10%씩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TV 시청을 심하게 많이 하는 어린이들은 그들 자신을 표현하는데 언어 구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Ⅱ. 가족과 텔레비전 시청을 통한 사회화 과정

텔레비전의 등장은 가족구성원들의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패턴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텔레비전 시청으로 가족구성원들이 나누는 대화의 시간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다. 일과 후 가족구성원들의 모임은 텔레비전 시청이라는 경험의 개인화(privatization of experience)로 전락하였다. 각자가 텔레비전 스크린에 주의를 집중하고 자신의 선별적 지각과정에 몰입한다. 그러므로 가정이 수행하는 어린이들에 대한 전통적 의미의 사회화과정은 실종되었다.
텔레비전 시청은 어린이들의 생활시간에서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다. 텔레비전 시청은 가족이 함께하는 활동으로서 부모와 자식 간의 상호작용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그 상호작용은 건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즉 부모와 자식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어느 시간에 얼마만큼 시청하느냐의 문제로서 갈등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재의 개념은 어린이의 텔레비전 시청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가 중재역할을 하는 것, 즉 규clr을 만들고, 부모가 어린아이들이 무슨 프로그램을 시청하는지 또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텔레비전 시청에 소비하는지 등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어린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이어지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중재역할은 어린이들이 비판적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준다. 결과적으로 어린이들에 대한 텔레비전의 긍정적인 역할에 가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Ⅲ. 대리사회화 과정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텔레비전이 사회화 과정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그의 사회관찰학습이론에서 “인간이 직접 경험에 의해서만 행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모방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어린이들의 사회화과정에서 텔레비전은 부모나 선생님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대신할 수 있다. 따라서 대리사회화 과정의 매체로서 텔레비전은 수용자 특히 어린이들의 신념, 가치, 규범의 형성과 변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믿어진다.
실제로 어린이들이 소유하는 정보의 많은 부분은 텔레비전을 통해서 획득된 것이다. 특히 대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획득할 수 없는 정보의 공급에서 텔레비전의 역할은 크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의 직업개념에 텔레비전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어린이들의 경우 일반적인 정보원으로서 텔레비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모와 선생님의 역할보다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텔레비전은 사회화과정의 어린이들에게 관찰학습의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다양한 행위들을 알게 해준다. 사회화과정에서 텔레비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특히 사회경제적인 수준이 낮은 계층의 어린이들에게 더욱 크다. 미국의 경우 흑인 어린이들과 낮은 사회경제적 계층의 어린이들이 다른 계층의 어린이들에 비해 텔레비전을 더욱 중요한 정보원으로서 사용하고 있음이 보고 되었다.

Ⅳ. 텔레비전과 폭력성

텔레비전 속의 유사한 행동을 모델로 한 현실세계의 폭력성에 대한 뉴스보도를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러한 모방은 텔레비전 속의 폭력이 때때로 폭력적인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시청이 폭력적인 행위의 모방에 결과적으로 중요한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시청 이외의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요인들 또한 폭력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5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박아무개(33·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씨는 요즘 텔레비전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아들이 케이블방송 만화 채널을 즐겨 보기 시작하면서 폭력적인 행동이 눈에 띠게 잦아졌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놀 때, 만화영화에서 본 로봇 흉내를 내며 금방이라도 싸울 듯한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혼자 놀 때도 블록으로 로봇이나 전사 모양을 만들어 때리고 부수는 놀이를 한다. 폭력적인 만화영화를 본 날 저녁에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오면 어김없이 ‘싸움 놀이’를 하자고 조른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악당이나 괴물은 당연히 아빠의 몫이다. 실제 주인공이 악당을 만난 것처럼 제법 세게 주먹을 휘두른다. 생각다 못해, 폭력적인 장면이 자주 나오는 몇 개 채널을 리모콘에서 지우자 폭력적인 행동이 눈에 띠게 줄었다. 그러나 미봉책일 뿐이었다. ‘영특한’ 아들은 이내 채널을 찾아냈고, 박씨와 아들의 텔레비전을 둘러싼 신경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박씨는 “아이가 너무 일찍부터 모든 일을 선악 대결구도로 파악하고, 힘 센 사람을 동경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아이의 관심을 책과 놀이 등 다른 곳으로 돌려 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이미 자극적인 영상물에 재미를 붙인 터라 그것도 쉽지 않다”고 했다.
따라서, 텔레비전의 폭력성에 대한 관심은 직접적인 모방의 위험성보다는 그것의 잠재적이고 일반적인 영향력에 대한 고려에서 시작된다. 폭력적인 행동이 일어나는 상황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폭력적인 행동이 발발하게 되는 상황에 따라서 그 폭력행위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텔레비전 경험의 관점에서 현실세계를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속의 폭력성이 시청자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고 거브너는 말한다. 즉 허구 속에 나오는 폭력 희생자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나이가 많거나 혹은 빈민층이나 소수 민족, 특히 어린이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불안효과가 모방효과보다 더 중요한 텔레비전 폭력성의 결과인 셈이다.
더구나 거브너의 배양이론에 따르면, 텔레비전의 자극적인 폭력성이 일상적인 것이 되면 사람들이 현실세계의 폭력에 무감각해진다. 또한 사회적인 불안이나 폭력적인 사건들을 다루는 데에도 어느 수준까지 다루어야 하는 가의 문제도 심각하다. 기술적인 발달로 이러한 문제는 더욱 악화되었다. 왜냐하면 방송기술의 발달로 방송사들이 시청자에게 미칠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거의 갖지 못한 채 즉각적으로 극적인 영상들을 내보낼 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텔레비전의 폭력물이 어린이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비록 어린이가 텔레비전의 범죄나 폭력행위를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모방하여 재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폭력물을 계속 시청하는 동안에 영향력이 누적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행위를 재현한다거나 무감각해지게 될 것이다. 텔레비전 폭력에 대하여 부모들이 시청지도를 해주고 지나친 텔레비전 시청으로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에 대하여 미리 예방해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더구나 방송국 자체나 방송심의위원회에서 폭력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기준을 높여서 계속 감시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된다.

Ⅴ. 텔레비전의 선정성 문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의 선전성 문제는 폭력성의 문제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접근해 가는 방식에서는 폭력성 문제보다 미묘하고 세부적인 문제점들이 더 많이 내포되어 있다. 왜냐하면 성적 표현이 폭력적인 표현보다는 보다 교묘하게 묘사되고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적 표현물과 공격성과의 관련을 다룬 최근의 이론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질만 등의 조사연구에서 나온 일반적인 흥분모델을 들 수 있다. 그들이 발견한 주요 결론은 전희나 성행위 묘사 등의 성적 표현물에 대한 노출은 화가 나있던 성인남성의 공격적 행위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보다 최근에 이루어진 배런 등의 연구에서는 어떤 종류의 성적 표현물에 대한 노출은 그에 따른 공격성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째는 도너스타인과 에반스에 의해 제안된 흥분 및 분산 모델이 있다. 그들의 모델에 의하면 성적 표현은 이전에 화난 상태에 있던 사람의 주의를 전이 내지 혼란시켜 화를 가라앉히고, 그에 따라 공격적 반응도 소멸시켜 공격성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쾌락모델로서 불쾌감이나 매스꺼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 성적 표현물에 대한 노출이 공격성향이 많은 피경험자들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반면에 긍정적으로 평가된 표현물에 대한 노출은 화가 난 피험자들의 공격성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선정성에 대한 국내에서의 논란은 표현의 자유와 도덕관의 마찰로 대변될 수 있다. 그러나 광고, 영화, 기타 인쇄물 등과 비교해 볼 때 텔레비전 드라마는 그 매체가 갖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서 더 엄격한 제한과 감시를 받는 실정이다. 성을 금기시했던 유교사회의 전통이 살아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선정성의 문제는 곧바로 도덕관의 폐기나 전통적 가치의 분괴 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사회가 급속도로 개방화, 서구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그에 걸맞은 윤리적 기준의 재정립이 시급하다.
결국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선정성의 문제는 표현의 정당성을 어떻게 획득하고, 또한 단순한 흥미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드라마의 목적에 부합될 수 있는 표현을 어떻게 획득하느냐 하는 매우 어려운 기술적 문제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Ⅵ. 여가 및 정신문화 활동

한국인들의 평균 텔레비전 시청시간은 평일의 경우 약 2시간 정도이고 주말에는 약 3시간 30분 정도이다. 이는 전체 미디어 사용시간의 4분의 3에 해당되고 전체 여가시간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것이다. 시간소모량으로 볼 때 텔레비전 시청량은 하루 일과 중 잠자는 시간 다음으로 가장 많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텔레비전이 차지하는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텔레비전의 존재는 현대인들의 삶에서 독서, 라디오 청취, 이웃간 또는 친척간의 교류, 가족들 사이의 대화, 영화관람, 기타 집안일 돌보기 등의 시간을 축소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텔레비전의 출현은 영화 관람객의 수를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영화에 폭력물과 성적 자극물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영화가 텔레비전과의 경쟁을 위해서 일반가정에 배포될 수 없는 메시지들을 담는 것이다. 또한 텔레비전은 인쇄매체의 독자층을 감소시켰고, 보다 새롭고 강력한 광고매체로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수많은 잡지들을 폐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에 텔레비전이 갖는 대중성에서 탈피하여 보다 제한된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적인 잡지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따라서 텔레비전의 확산은 전통적인 대중잡지시대의 막을 내리게 한 반면 전문잡지시대의 개막을 가능하게 하였다.
미국의 경우 텔레비전의 확산은 국민들의 정신문화 활동에 많은 변화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와 1970년대 출판 분야에서 소설, 시, 연극의 서적출판이 차지하는 양은 22%에서 1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동안에 만화책의 출판 역시 반감했다. 소설부문을 선호하는 도서관 이용률 역시 감소했다. 라디오의 역할은 전국방송 네트워크의 규모에서 다분히 지역방송의 성격을 지닌 매체로 변화하였다. 오늘날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역할은 과거에 라디오가 수행했던 것이다. 현재 라디오의 존재는 전통적인 대중매체의 성격을 벗어나 특정 사회집단이나 동질성을 지닌 청중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인들의 신문구독은 인구증가율에 따라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면서 그러한 추세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텔레비전의 확산과 무관하지 않는 것이다.

Ⅶ. 텔레비전과 여론

미국의 NBC방송은 1968년 2월 사이공의 대로변에서 한 월맹군 포로가 월남군 장성에 의해 관자놀이에 총을 맞고 살해되는 생생한 장면을 방영했다. 이 화면은 미국 시에 의해 반전 여론을 집양시키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월남에서 철수했을 때 주월 미군 사령관이었던 웨스트 모어랜드 장군은 텔레비전이 추한 장면들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전쟁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월남전에 대한 대중의 지각에 미친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전쟁보도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했다. 과연 전쟁 중에 있는 나라가 언론으로 하여금 간밤에 일어난 끔찍한 전쟁 상황들을 자유롭게 안방에 보도하도록 허가를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미국은 베트남전쟁 등 일련의 전쟁을 수행하면서 전쟁보도에 엄격한 제한을 두게 되었다.
1990년에서 1991년까지 계속된 걸프전에서 미국의 국방성은 강력한 검열로 취재진을 통제했다. 그러나 인공위성을 이용한 CNN의 24시간 뉴스보도로 걸프전은 ‘생생한 안방전쟁’이 되었다. 미국의 국무성과 행정부는 걸프전에서의 ‘press pool`을 미래의 전쟁보도에 대한 모델이라고 부르지만, 기자들은 검열이 다각도의 뉴스보도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Ⅷ. 텔레비전과 정치

매스미디어의 특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관점의 하나는 미디어가 주어진 사건을 보도한다기보다는 사건 그 자체를 생산한다는 것이다. 즉 뉴스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실제적인 메시지는 교묘하게 사장된 채 가짜 현실을 생산한다. 정치인들이나 기타 사회적인 지휘를 지닌 사람들이 미디어의 보도를 끌어들이고자 가짜사건을 만들거나 실제사건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형시켜 버린다. 다른 한편으로 주어진 사건이나 사회현상의 다차원적 성격을 매스미디어가 총체적으로 서술할 수 없다면 그러한 사건의 보도는 필연적으로 특정한 시각의 의미 패턴을 생산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라디오 초기에 정치인들은 그것이 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깨달았다. 물론 정치에 미치는 텔레비전의 영향력은 오늘날 선거과정이나 정책 결정과정 등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텔레비전은 민주주의 과정에 대한 촉진자이자 보고자이다. 1952년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는 텔레비전이 적극적인 판매광고기법을 사용했다. 1968년 닉슨의 대통령 당선에서 텔레비전은 전국적인 정치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또한 1960년대부터 시작된 텔레비전의 정치토론은 1960년대의 케네디와 닉슨으로부터 1980년대의 조지 부시와 마이클 듀카키스, 그리고 1990년대 클린턴과 부시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거치면서 그 영향력이 더욱 절대적이 되어가고 있다. 더구나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유명 토크쇼를 정치인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캠페인 전략은 매스미디어의 긍정적인 주목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세워진다. 텔레비전에서 정당들은 시청자나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위한 목적에서 정치적 행사를 쇼 프로그램화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현상들이 정치를 다루는 뉴스미디어의 기능을 ‘사건의 보도가 아닌 가짜 사건의 생산’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Ⅸ. 텔레비전과 광고

텔레비전의 폭력성 못지않게 많이 연구되고 측정된 것이 바로 광고다. 산업혁명으로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되고 자본주의가 싹트기 시작하면서 생산자들은 그들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보다 광범위한 효과를 지닌 수단을 필요로 하게되어 근대적인 광고가 개발되었다. 대략 1920년대 이후부터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와 함께 광고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광고주들은 그들 메시지의 도달범위와 효과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광고에 대한 논란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서 그것이 과연 수용자에게 무료인가 하는 문제이다. 광고는 대중에게 직접적인 미디어 비용을 줄여줌으로써 사회적으로 유용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상업방송에서 광고는 방송서비스의 전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대중에게는 그것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로서 수용자들이 그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적인 가격에 광고비용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방송들이 광고의 재정적인 지원 없이는 운영되기 어렵다. 특히 케이블 텔레비전의 등장은 상업광고의 유해성에 대한 광범위한 논란을 야기시켰다. 또한 최근에 인터넷 광고의 급속한 확산은 정체불명의 저질적인 광고나 사기성 광고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더구나 광고주의 재정적인 지원에 의존하는 케이블 방송들은 시청자에게 직접적인 수신료와 간접적인 광고비용이라는 이중적인 요금을 받고 있다.
광고가 실제로 불필요한 구매를 조장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기능을 경제학자인 갈브레이드는 “만들어진 욕구”라고 불렀다. 광고는 실제적인 필요를 거의 갖고 있지 않은 소비자에게 소비를 자극한다. 그러므로 사실상 불필요한 상품이나 과거 상품의 향상된 신제품에 대한 시장을 만들어버린다. 또한 매년 쏟아지는 신상품들의 높은 실패욜은 광고가 만능이라는 가정에 모순되는 사실이다.
광고는 문화를 전달한다. 광고에서 표현되는 문화양식은 그대로 사회에 흡수될 수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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